[이야기 책세상] 디지털 영역의 ‘파괴’와 새로운 ‘결합’의 시대

  • 입력 : 2018.01.25 15: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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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실리콘밸리로 골드러시!’ 거물급 인재들이 금융 1번지인 월가에서 첨단기술 산업단지인 실리콘밸리로 옮겨가고 있다는 뉴스는 이미 오래전의 일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실리콘밸리에 빅데이터 인재 영입을 전문으로 하는 헤드헌팅 업체까지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의 재무책임자 로런스 토시가 숙박 공유기업 에어비앤비로 이직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디지털 산업의 규모는 계속 커지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새 비즈니스 모델이 쉴 새 없이 나오고 있다. 유통업, 금융업 등 다양한 곳의 인재들이 디지털 분야로 넘어왔다. 프로그래머와 기획자만으로 기업을 꾸리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존 IT 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산업 내의 자원만으로는 이제 해결이 쉽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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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바깥의 인재를 영입하는 일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 Unsplash



청나라의 태종 홍타이지는 집권 초부터 요동의 한인(漢人)들을 포용했다. 항복한 한인 관료와 지식층에게 관직을 유지시켜주는 우대책을 실시했다. 다양한 혜택 덕분에 귀화하는 한인들이 줄을 이었다. 이질적 집단에 대한 과감한 포용 정책으로 홍타이지는 만주와 몽골을 점령하고 조선까지 복속시키며 중원의 새로운 주인이 되는 토대를 마련했다.

유럽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끌어들인 나라가 발전을 거듭했다. 15세기 포르투갈은 북이탈리아에 밀려 지중해 무역의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포르투갈의 왕자 엔히크가 나섰다. 엔히크는 동방 문물이 넘치는 이탈리아에서 조선공과 항해 기술자, 천문학자 등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신항로 개발에 주력했다. 탐험 성과가 누적되면서 대서양 동부의 바다 지도가 완성됐고, 포르투갈은 대서양의 여러 섬을 소유하면서 대성공의 시작을 알렸다.

독일의 비스마르크는 노동자 세력의 힘이 강해지는 것을 꺼려 ‘사회주의자 탄압법’을 제정했다. 동시에 노동자 전체의 삶을 보호하는 사회복지 입법을 진행했다. 국가가 알아서 해줄 테니 파업이나 사회주의 운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노동 계급은 그를 따르지 않았다. 솔직한 논의 없이 진행된 조치들은 노동자들의 마음을 이끌지 못했다. 이질적인 집단과 손을 잡기로 했다면 확실히 꽉 쥐어야 한다. 마음부터 사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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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결합이 특별한 효과를 내는 시대다. / Unsplash



이종(異種) 간 결합은 확실히 가속화된다. 콘텐츠 산업은 이미 완료 단계에 들어갔다. 음반 산업, 도서, 영화 및 드라마 산업이 디지털화됐다. 배달, 세탁 등 100% 오프라인 사업으로 여겼던 분야도 여러 모델과 결합하고 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업일수록 혁신적 인재가 필요하다. IT 기업과 오프라인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인적 교류가 발생한다. 이제는 누가 기존 인재와 새로운 인재를 완벽하고 속도감 있게 연결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경제경영 전문가들은 더 이상 창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개발될 만한 것은 거의 다 개발되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창조는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 이종 간 결합의 산물이다. 디지털 영역 밖에 있는 원석들을 발견하고 흡수한 뒤, 다이아몬드로 세공할 줄 아는 감각이 필요하다. 기존 IT 족보에 없던 인재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고평석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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