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책세상] ‘장난감’ 속에 잠재해 있는 어른들의 욕망

  • 입력 : 2018.01.24 16: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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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브릭’이라는 장난 아닌 장남감이 있다. 곰을 뜻하는 베어와 벽돌을 뜻하는 브릭을 조합한 장난감이다. 그런데 이게 더 이상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다. 장난 아니게 비싼 가격 때문이기도 하고 이미 장난감의 경지를 넘어 수집품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작은 3.5cm짜리 플라스틱 곰돌이도 5천원을 넘고, 가장 있기가 있다는 78cm짜리 곰돌이는 무려 6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다.

게다가 이 곰돌이는 시리즈로 출시가 되는데, 각 시리즈마다 아주 드물게 나오는 레어템이 숨어 있어서 이를 노리는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 그러다보다 한두 개를 사서 즐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모으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난감이 되었다. 그야말로 개미지옥과 같은 장난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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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을 주제로 한 장난감이 주변에서 많이 눈에 띈다. / Pixabay



우리의 일상에 자리한 곰돌이는 이제 한두 개가 아니다. 장난감계의 가장 대표적인 주자인 ‘테디 베어’가 있고, 이것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보니 세계 곳곳에 테디 베어를 테마로 한 박물관도 셀 수 없이 많이 존재한다.

테디 베어는 재미있는 탄생의 에피소드를 갖고 있다. 1902년 미국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미시시피로 곰 사냥을 떠났다. 그때 곰 사냥꾼인 홀트 콜리어는 곰을 쫓는 팀장이었다. 콜리어는 대통령과 약속한 장소로 곰을 몰고 갔다. 그러나 대통령은 점심을 먹으러 가서 자리에 없었고, 난감한 콜리어는 대통령이 직접 곰을 죽일 수 있도록 나무에 묶어두었다. 잠시 후 식사를 마치고 온 대통령은 왠지 저항하지 못하는 곰을 죽이는 것이 마음에 걸려 그냥 풀어주고 만다.

이 에피소드가 알려지고 그해 11월 워싱턴포스트지는 루스벨트 대통령과 나무에 묶인 곰을 주제로 연재만화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 곰 캐릭터를 닮은 여러 가지 봉제 곰 인형이 만들어지게 된다. 사람들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애칭인 ‘테디’를 따서 봉제 곰 인형을 테디 베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유명한 곰으로는 ‘곰돌이 푸’가 있다. 의류 브랜드 티니위니의 주인공도 유명한 곰 캐릭터이고, 코카콜라의 북극곰도 있고, 팬더로 쿵푸를 하는 쿵푸 팬더도 인기 있는 캐릭터이다. 이렇게 찾아보니 꽤 많은 곰들이 캐릭터의 모양으로 우리의 주변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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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에는 즐거움의 욕망과 짜릿함, 그리고 전능감의 욕망이 숨어 있다. / Pixabay



이런 장난감들은 어른이 된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다. <어른이 돼서도 장난감을 놓지 못하는 무의식적 이유>의 저자는 어린 시절의 장난감 욕망은 우리 안에서 진화를 해온 것이 틀림없다고 이야기한다. 성인이 되어서는 술로, 커피로, 노래로, 운동으로, 춤으로, 맛난 음식으로 살짝 얼굴을 바꾼 욕망은 아마도 장난감의 욕망이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장난감의 욕망은 바로 즐거움의 욕망, 짜릿함의 욕망, 그리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전능감의 욕망이다.

세상의 모든 스토리에는 인간의 욕망과 무의식이 담겨져 있지만 신화처럼 상징적으로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은 없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판타지를 꿈꿔오던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해서 친근하기도 하다. 장난감과 신화는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두 가지로, 장난감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면, 그리고 신화를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아직은 꿈을 꾸고 있다는 증거이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박규상 (‘어른이 되어서도 장난감을 놓지 못하는 무의식적 이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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