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속으로③] 조금만 예습하면 “감상 즐거움은 두배”

  • 입력 : 2018.01.24 14:23:23   수정 : 2018.01.24 16:02:22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최근 1~2년 동안 소비의 가치척도는 ‘가성비’였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능’뿐만 아니라, 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인 가심비(價心比)를 따지게 되었다. 오페라는 가심비로 봤을 때 최고의 오락이다. 사실 다소 공부가 필요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한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최고의 문화생활인 것이다.

오페라는 외국어(주로 이태리어)로 되어 익숙하지 않은 노래(성악)이다. 또 걸그룹처럼 요란한 댄스가 있는 장르도 아니어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오페라 작품을 한 개라도 알게 되면 다양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멜로디, 멋진 무대 등을 향유하게 되고 문화적 자부심도 높일 수 있다. 그러면 오페라를 잘 즐길 수 있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오페라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아름다운 멜로디, 볼거리 있는 무대를 보여준다. / Pixabay



우선 주인공 이름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대강의 스토리를 이해하되 여주인공이 죽는 경우 어떻게 죽는지를 알면 재미있다. 오페라는 대략 희극인 오페라 부파와 비극인 오페라 세리아로 나눈다. ‘심각한’ 또는 ‘엄숙한’ 오페라란 뜻인 오페라 세리아는 대부분의 여주인공이 죽는다. 죽는 방법도 다양하다.

아이다는 연인인 적장과 함께 굴에 갇혀 죽고, 카르멘은 애인에게 칼을 맞아 죽고, 토스카는 성벽에서 뛰어내리고, 나비부인은 스스로를 찌르고, 또 폐병에 걸려 죽거나 연인을 살리기 위해 대신 죽기도 한다. 이런 흐름을 알게 되면 공연관람 시 한글 자막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푸념을 덜 수도 있다.

둘째, 오페라 작품에 나오는 제일 유명한 아리아 한 두 개라도 미리 유튜브 등을 통해 들어둘 필요가 있다. 자신이 들어본 노래가 실제 공연에서 연주되면 만족도가 급상승하게 된다. 아리아를 듣다 보면, ‘아! 이 오페라에 나오는 것이었구나’ 하는 반가움도 적지 않다. 이미 드라마나 영화, 광고 등을 통해서도 많은 오페라 음악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튜브에서는 한 아리아를 여러 가수의 노래로 비교하며 들을 수 있어 더욱 좋다.

셋째, 오페라 작곡가의 특성에 대해 개념만이라도 알아두면 훨씬 재미있다. 우리는 이미 학교에서 모짜르트, 로시니, 베르디, 비제, 요한 스트라우스 등 많은 작곡가에 대해 배웠다. 예를 들어 모짜르트는 재치와 장난기 넘치고, 로시니는 다재다능하다는 것 등은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관심 있는 오페라와 관련된 작곡가의 성향만 알아도 즐거움은 더 커진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공연 팸플릿은 공연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꼭 챙겨서 살펴보는 것이 좋다. / MK스타일



한편 공연과 관련된 내용은 공연장에서 제공하는 팸플릿을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되므로, 놓치지 말고 꼭 챙겨보는 습관도 필요하다.

오페라 감상에 왕도(王道)는 없다. 오페라를 접하는 개개인의 느낌과 감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에는 예술 부문의 창작자가 담아놓은 의미를 찾아내고 이해하는 것이 최선의 감상이라고 믿어왔지만, 최근에는 앤디 워홀의 ‘브릴로 상자’에서와 같이 감상자의 느낌과 이해를 중시하는 추세이다.

오페라에 대한 해설을 한다는 것은 관객을 정해진 코스로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다. 관심과 느낌을 품고 접근해가는 관객들을 위해 ‘오페라’라는 길 위의 풀과 나무와 꽃을 소개하는 안내자일 뿐이다. 로마 콜로세움이나 파리 에펠탑을 보러 여행을 떠나더라도, 그 여정을 통해 자연스레 보다 더 풍요로운 경험과 추억을 쌓게 된다. 마찬가지로 ‘오페라 속으로’ 여행을 통해서도 독자들이 오페라의 즐거움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MK스타일] 글・사진 / 한형철 (오페라 해설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