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책세상] “남에게 기대지 않는 삶이 과연 존재할까”

  • 입력 : 2017.12.05 13: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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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하루가 끝나고 버스에 올라 좌석 등받이에 몸을 기대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달콤한 순간이 된다. 이렇게 무언가에 무게를 실으면 긴장은 풀어지고, 몸도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마음도 누군가에게 기대어 도움을 받는다면 어쩌면 덜 외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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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의 기와도 맞닿아야 바로 설 수 있다. / Pixabay



이처럼 기댄다는 것은 생존에는 필수적인 욕구이며 중요한 기술이다. 길거리의 건축물만 보더라도 기대고 의지하는 모양새가 일상적이다. 지붕을 예를 들더라도 서로 맞닿아야 바로 설 수 있으며, 기둥들은 벽과 벽을 잇는다. 이렇듯 결국 대부분의 모든 것들은 서로 기댈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준다.

사람이 무언가에 기댄다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본능이 아닐까. 갓 태어난 아기들이 엄마에게 울음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것은 무언가에 의존하려는 본능에서 나온다. 어쩌면 이 능력을 잘 활용하고 또 다른 능력들을 발전시켜 가는 것이 삶의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울지 않고 품에 안기지 않는 아기가 건강하지 않은 것처럼, 기댈 줄 모르고 편히 기대본 적이 없는 사람은 삶의 매우 중요한 기술을 놓치고 사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의지해본 적이 없는 엄마는 자녀의 의존 역시 편하게 수용할 수가 없다. 이런 엄마에게 자란 아이는 의존은 나쁜 것이라는 생각을 마음 깊이 새기며 살아가게 된다. 반면 의존에 너무 익숙해진 아이는 독립한 나이가 되어도 홀로 서지 못하면서 끊임없이 자책을 하게 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인간관계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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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은 관계 맺기의 출발점이다. / Pixabay



모든 사람은 의존적이지만 그것이 나약하거나 못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자꾸 의존하면서 문제를 만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의존을 수용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혼자 있고 싶은 시간과 함께 하고 싶은 시간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의존은 관계 맺기의 출발점이다. 좋은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은 어떻게 의존하고 어떻게 독립하느냐의 문제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기도 한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이계정 (‘누군가에게 자꾸 의지하고 싶은 나에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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