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명곡] 감성 보이스 끝판왕 – ‘기억의 빈자리’ 나얼

  • 입력 : 2017.12.04 16: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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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얼의 신곡 ‘기억의 빈자리’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 롱플레이뮤직



오랜만에 돌아온 명품 보이스 가수 나얼이 신곡 ‘기억의 빈자리’로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억의 빈자리’는 이전 히트곡인 ‘바람기억’과 ‘같은 시간 속의 너’를 연상시키는 감성 발라드 곡이지만, 이전 곡들에 비해 사운드의 시간을 더 뒤로 돌렸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의도적으로 신디사이저 베이직 소리들을 활용하면서 1980년대 신스 팝발라드의 따뜻한 감성을 만들어냈다.

곡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운드를 비워냈다는 점이다. 가창이 담긴 오리지널 버전과 피아노 버전 모두 악기 편성을 최소화했다. 두텁게 사운드를 쌓아 올려 소리의 공간을 채우는 현재의 트렌드와는 분명 다른 길이다. 놀라운 점은 심심한 사운드 위에 얹은 나얼의 목소리가 강렬하게 공간을 뚫고 나와 곡 전체를 끌고 가면서 밀도가 낮은 소리의 공간을 오르내리며 강렬한 감동을 선사한다. 담백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점점 고조되는 격정을 해소한 뒤 역시 차분하게 마무리된다. 첫 싱글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감동과 안도감으로 충족시킨 선물과 같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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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얼의 신곡 ‘기억의 빈자리’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 롱플레이뮤직



니가 없는 자리는 투명한 꿈처럼 허전한 듯 나를 감싸고

무뎌진 마음을 꼭 붙잡았던 나는 오늘도 이렇게

그대라는 시간은 내 그림자처럼 항상 그 자리에

낮은 구름같이 무거운 하루를 보낸다고



EP 소리가 두드러진다. 벨 소리와 Space 이펙터를 건 pad 신스가 두드러진다. 이후 쉐이커와 작은 타악기들이 박자를 맞추며 나온다. 그 위에 나얼의 목소리가 얹혀 나오면서 청취자의 귀를 붙잡는다.

요즘 트렌드는 소리를 꽉꽉 채우고 텍스처를 두껍게 하여 일명 소리가 빵빵하게 나오도록 만드는데, 나얼은 소리의 힘을 많이 빼고 색채만 가지고 앞으로 나아간다. 일반 가수가 이렇게 한다면 곡의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비어 보이게 되는데, 이 노래는 그렇지 않다. 나얼이기 때문이다. 나얼의 엄청난 목소리가 곡의 구석구석을 채우기 때문에 비어 보이지도, 어색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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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얼의 신곡 ‘기억의 빈자리’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 롱플레이뮤직



차가운 바람이 이 자릴 지나면

우리는 사라지나요

달아나는 기억의 빈자리를

그대는 인정할 수 있나요



메인 테마이다. 단단하고 담백한 악기들이 나얼의 목소리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복잡하고 꽉꽉 채우지 않아 목소리가 두드러지고, 그 목소리를 보완해주는 코러스를 밑으로 깔아주어 나얼의 색채와 매력을 어느 누구나 잘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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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얼의 신곡 ‘기억의 빈자리’ 뮤직비디오 메이킹 포토. / 롱플레이뮤직



노래를 듣자마자 드는 생각은 ‘역시 나얼이구나’였다. 나얼의 목소리는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여 노래에 집중하게 만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 장점이 극대화된 노래가 신곡 ‘기억의 빈자리’다. 이전 히트곡 ‘바람기억’에서도 느껴지던 쓸쓸함이 이번 곡에서는 백배 천배 더 감성적으로 다가 온다. 한 곡 한 곡 깊게 더 고민하여 다양한 소리를 들려 주고 있는 그의 목소리가 올 겨울 음악팬들의 가슴속에서 오랫동안 머물 것 같다.



[MK스타일] 글 / 조대현 (대중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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