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책세상] “내가 옳다”는 믿음이 바른 선택을 제한한다

  • 입력 : 2017.12.04 14: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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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로운 정보, 특히 우리가 ‘확고히 믿고 있던 것’에 모순되는 정보와 맞닥뜨릴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지난 2003년과 2005년 이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었는데, 미국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사실을 각각 어떻게 해석할까 하는 연구였다.

당시 미국의 선제공격은 이라크가 숨겨둔 대량살상무기가 미국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부시 정권의 주장으로 상당 부분 정당화되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어떤 대량살상무기도 찾지 못했으며, 전쟁이 계속될수록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될 확률은 더더욱 줄어드는 듯했다.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이런 사실 자체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매우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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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적으로 원하는 형태로 결론을 내리는 것을 자기 폐쇄적 논리라고 말한다. / freepik



민주당원은 대량살상무기가 원래 존재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반면에 공화당원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다른 곳으로 옮겼거나 자체적으로 파기했거나, 아니면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대량살상무기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점점 명확해지자 공화당원은 “어쨌든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라크를 침공하지 않았겠죠.”라는 식으로 반응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크리스 아기리스는 이를 일컬어 ‘자기 폐쇄적 논리’, 조직 차원에서는 ‘조직 방어 기제’라고 말한다. 우리가 소속되었거나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집단에서 이런 역학 관계는 비슷하게 나타날 것이다. 대안적 믿음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기존의 믿음을 보호하고 강화한다.

‘믿음’은 필요하다. 믿음이 없었다면 우리는 복잡한 세상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믿음은 생각하는 데 사용되는 도구다. 우리는 믿음을 사용해 세상을 항해하며, 믿음은 우리의 행동을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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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인 줄 알았던 것을 경계로 생각하고 뛰어 넘으면 한계는 곧 문턱이 된다. / pakutaso



하지만 <기적의 리미널 씽킹>의 저자 데이브 그레이는 믿음이 우리를 제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리미널’은 경계, 한계를 뜻한다.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믿음이 우리의 가능성과 기회를 차단할 수 있다. 자신을 제한하는 믿음이 눈을 가려 실재하는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리미널 씽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계인 줄 알았던 것을 ‘경계’로 생각하고 뛰어넘으면 한계는 ‘문턱’이 된다. 그는 <기적의 리미널 씽킹>에서 경계에서 생각하는 몇 가지 사고법을 소개한다. 그 사고법들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입증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록 그 아이디어가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되며 잘못된 것으로 여겨지더라도 말이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데이브 그레이 (‘기적의 리미널 씽킹’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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