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책세상] 미움과 집착을 내려놓은 ’용서’가 주는 선물

  • 입력 : 2017.11.30 13: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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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 깨나도 그건 안 돼. 차라리 호적을 파서 나가!” 하나뿐인 자식이 하던 공부를 걷어치우고 음악을 하려 한다. 그것도 인디밴드. 머리를 싸매고 말리지만 요지부동이다. 집에는 한파가 몰아닥친다. 끝없는 냉전이다. 그러다가 사무실로 쓴다는 홍대 부근 지하 카페 연습실을 몰래 가본다. 땀을 흘리면서, 고개를 흔들면서, 신들린 듯 드럼을 치는 아이가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다. 주르르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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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움켜쥐려는 것처럼 허무한 싸움이 있다. / unsplash



자식이 때로는 애물단지다. 그렇다고 인력으로 자식의 앞길을 막을 수는 없다. 좋아서 하는 거라면 쿨 하게 놓아주고, 하고 싶은 거 실컷 해보라고 응원을 해주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억지로 붙잡으면 더 빗나간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싫다고 떠나는 사람을 울며불며 붙잡아봐야 아무 소용없다. 마음이 떠난 사람에게는 백약이 무효다. 놓아줘야 한다. 그것이 순리다.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매달리는 것은 바다로 흘러가는 강물을 두 손으로 붙잡는 것과 같이 무망한 짓이다.

“억지로 천하를 얻고자 하는 것, 나는 그것의 불가능함을 본다. 무릇 천하는 불가사의한 그릇이고 억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부러 일을 만드는 자는 실패하고, 잡으려는 자는 잃어버린다.” -《도덕경》 29장

노자의 사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뭔가를 인위적으로 꾸미려 하지 말고 자연의 이치를 따라서 순리대로 살라는 가르침이다. 가을이 되면 묵묵히 자신을 비우는 낙엽처럼 말이다. 일부러 일을 꾸미면 실패하고, 억지로 잡고 있으면 반드시 잃게 된다. 물 흐르는 대로 자연스럽게 일을 추진하고 마음에 부담이 되는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놓아버리는 것, 그게 바로 노자가 말하는 무위자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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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버리고, 놓아주어도 지지 않는다. / unsplash



다툰 후에는 먼저 손을 내밀어 마음속 응어리를 털어버리는 사람이 승자다. 꽁 하고 있으면 일상이 깨지고, 내 본연의 모습을 잃기 십상이다. ‘미안해’라는 한마디를 먼저 툭 털어놓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평화가 찾아온다.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미움과 집착을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는 작아 보이지만 태산처럼 무거운 위력을 가지고 있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박영규 (‘욕심이 차오를 때, 노자를 만나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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