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속으로] ‘소시오패스’와 실리콘밸리의 깜짝성공 신화

  • 입력 : 2017.11.10 1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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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떻게 PC 분야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해서 수십억 달러의 돈을 벌고, 수십 년간 IT업계의 헤게모니를 쥐었을까. 예민하고 괴팍하기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는 어떻게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으며, 마크 저커버그는 어떻게 전 세계 사람들을 중독시킨 SNS의 선두주자 페이스북을 만들 수 있었을까.

빌 게이츠의 인생을 바꾼 ‘DOS’ 프로그램은 경쟁자인 개리 킬달의 아이디어를 가로챈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IBM은 핵심 운영체제 전체를 원했지만, 당시 신생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끌던 빌 게이츠에게는 아직 역량이 부족했던 때라 IBM에게 개리 킬달을 소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킬달과의 계약이 불발된 IBM은 다시 빌 게이츠를 찾아왔고, 그는 절호의 기회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려 킬달의 운영체제를 본뜬 ‘DOS’를 만들었다. 빌 게이츠의 약삭빠른 선택은 이후의 세상을 완전히 뒤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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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약삭빠른 선택은 이후의 세상을 완전히 뒤바꾸었다. / pixabay



스티브 잡스 또한 생생한 회고록과 영화를 통해 그의 면모가 공공연히 알려져 있다. 1975년 스티브 잡스가 말단 기술자로 일하던 ‘아타리’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합이 필요했는데, 이를 개발하는 사람에게 700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한다. 그리고 생산에 필요한 칩의 개수를 하나씩 줄일 때마다 1,000달러의 보너스를 더 추가하겠다고 했다.

스티브 잡스는 이후 애플의 공동창립자가 될 스티브 워즈니악을 설득했고, 프로그램 하나를 개발하기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인 나흘 만에 프로젝트를 완성해냈다. 하지만 엄청난 야망과 자부심, 권력의지의 소유자인 잡스는 동업자에게 기본 상금인 700달러만 나누어주고 더 큰 보너스는 본인이 몰래 챙겼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도 알려진 페이스북의 탄생 스토리도 극적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사실상 아이비리그 남학생클럽에서 제기된 아이디어를 도용한 후 이를 현실화했을 뿐이다. 알려진 대로 결국 저커버그는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수천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지만, 지금은 페이스북이 그보다 훨씬 큰 가치를 가진 기업이 되었으니 어쩌면 승리자는 저커버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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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도 남학생클럽에서 제기된 아이디어를 도용했다. 그리고 이를 현실화시켜 만든 것이 지금의 페이스북이다. / pixabay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했던 IT 전문가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는 자신의 책 <카오스 멍키>에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한 곳이 바로 실리콘밸리와 IT업계 스타트업이라고 말한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면서 동업자의 등에 칼을 꽂는 ‘소시오패스’들이 성공한 CEO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기 때문에 재빠르고 변화무쌍한 실리콘밸리의 흐름이 유지되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당장 나에게 칼을 꽂은 사람이라도 치밀한 계산과 설득으로 다시 손을 잡기도 하는 곳, ‘실리콘밸리의 놀라운 민낯’이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 (‘카오스 멍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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