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책세상] `육아`의 현실 - 그 기쁨과 고통의 숨바꼭질

  • 입력 : 2017.11.09 11: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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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분유광고를 보면 통통하고 뽀얀 피부의 아기들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튼실하게 앉아 있거나, 초롱초롱한 눈으로 옹알거리며 팔다리를 힘차게 움직이는 모습을 접할 수 있다. TV 속 아기가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는 해맑기만 하고, 그런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의 미소 또한 한없이 행복해 보인다.

이런 장면을 보고 있으면 아기를 낳기 전의 엄마나 아빠들은 ‘나도 아기를 낳으면 저렇게 늘 행복할 것 같다’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실제 아기를 낳고 길러보면, 현실은 광고와는 다르게 결코 만만치가 않다. 막 출산한 아기는 불그스름하고 쭈글쭈글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더구나 누군가는 아기와 함께 24시간을 보내야 한다.

하루해가 어찌 가는지도 모르면서 아기의 생존과 성장 리듬에 맞춰 100일 정도를 보내고 나면, 그제야 아이는 뽀얗고 통통한 얼굴과 몸으로 기분 좋은 미소를 보여주며 깔깔거리고 옹알이를 시작한다.

이 시기가 되어야 엄마들은 예전에 상상했던 활기차고 귀여운 아기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기를 100일간 키우면서 엄마들에게는 과연 광고 속 장면 같은 행복감만 있었을까. 물론 아기가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면 많은 기쁨과 보람을 느끼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엄마의 헌신과 괴로움은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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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키우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엄마의 헌신과 괴로움은 수없이 많다. / stocksnap



품안에만 있던 아기가 어느덧 첫돌을 지나 제법 몸의 균형을 잡으면서 걷기 시작할 때부터가 걸음마기이다. 이때부터 아기들은 ‘내가 직접 해볼 거야’라는 자율적인 욕구가 생기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진다. 누워서만 바라보던 세상이 다양하게 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신기한 것들도 많고 호기심도 많아지는 것인데, 이때부터 엄마들은 큰 어려움에 부딪히기 시작한다.

스스로 해보느라 아이들은 즐겁겠지만 이런 아이들을 돌보는 엄마들은 그만큼 바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신체의 움직임만 활발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욕구와 감정을 아주 강하게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첫돌에서 세 돌 사이의 아기들을 ‘끔찍한 두 살(terrible twos)'라 부르곤 했다.

만 1~3세의 아이들이 스스로 몸을 이동시키는 능력이 생기면 주변을 살펴보면서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진다. 인지적으로도 자신의 생각과 결정 욕구가 많아지고, 이런 마음 상태를 말로 표현하려는 능력이 발달한다. 이 때문에 마음 속 욕구와 생각들을 더 강하게 전달하려는 모습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아기의 주장이나 여건이 욕구와 상충될 때 엄마와 아이 간의 갈등이 생기게 되고, 급기야 아이는 엄마에게 떼를 쓰거나 저항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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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주장이나 욕구가 상충될 때 엄마와 아이 간의 갈등이 생기고, 아이는 급기야 떼를 쓰게 된다. / ⓒMK스타일



이때 엄마가 느끼는 좌절감의 크기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엄마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기도 하고, 육아서적도 읽어보는 등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아이의 상황이나 특징, 성향, 연령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좌절을 하기도 한다.

아이가 떼를 쓰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그렇다고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시기에는 아이와 엄마 사이에 적절한 제한설정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최소한으로 타협할 수 있는 선을 만들어 넘을 수 없는 경계를 인식시키면, 아이는 이를 수용하고 이해하게 되면서 원만한 육아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유재령, 이영애 (‘싫어 안해, 떼쓰는 아이의 심리백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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