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이해⑪] 영상으로 표현하는 미술 - 비디오 아트

  • 입력 : 2017.11.08 15: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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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라고 하면 먼저 회화나 조각 작품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현대미술 전시장에서 TV 모니터나 대형 스크린에 상영되는 영상 작품들을 마주치면 ‘이것도 미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예술 작품을 ‘비디오 아트(video art)’라고 한다. 비디오 아트는 많은 현대 미술가들이 선호하는 미술 형식으로, 우리는 자주 현대미술 전시에서 회화나 조각, 설치 작품과 함께 비디오로 만들어진 영상 작품을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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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다다익선>, 1988,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Wikimedia Commons



비디오 아트는 유화 물감처럼 비디오를 재료로 사용한 미술이다. 1960년대에 처음 등장했는데, 이때 휴대용 비디오카메라가 보급되면서 많은 예술가들이 비디오를 이용해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에는 백남준이 있다. 지금도 많은 미술가들이 비디오를 이용하여 그림이나 조각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을 표현한다.

비디오 아트에는 두 가지 형식이 있다. 하나는 비디오 영상이다. 비디오카메라를 녹화 도구로 사용하여 촬영, 편집한 뒤 다큐멘터리나 실험적인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는 TV 모니터나 스크린을 통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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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컨템포러리에서 개최된 ≪The New Vision≫ 전시 전경. / ⓒMK스타일



또 다른 하나는 비디오 조각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백남준의 작품인데, 비디오카메라나 모니터를 부착한 조각 작품을 일컫는다. 이러한 작품은 조각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기도 하지만, 그 안에 설치된 비디오 영상의 내용 역시 예술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비디오 아트를 일반적인 텔레비전 영상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텔레비전 영상은 전문 촬영자나 일반인에 의해 어떤 대상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작된다. 비디오 아트는 예술가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감정, 예술적인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해 비디오를 매체로 하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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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코끼리 마차>, 1999-2001,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 백남준아트센터 홈페이지



텔레비전 영상은 촬영자의 기획에 의해 만들어지며 출연진이나 스토리가 있어야 하지만, 비디오 아트는 미술가의 의도에 의해 자유로운 형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경우를 깊이 따져보면 이 둘을 명확하게 가르는 것은 힘든 일이다. 분명한 것은 비디오 아트는 미술이라는 범주 내에서, 미술가에 의해, 고도로 상징화된 예술적 표현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물감이나 돌, 철을 미술 재료로 사용하다가 19세기에 사진 기술이 발명되면서 사진이 미술의 영역에 들어왔듯이, 텔레비전과 비디오 기술이 발명되고 보급됨에 따라 비디오가 미술 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처음 사진이 등장했을 때 사진을 예술로 볼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현실을 재현하는 도구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던 것과 같이, 비디오 아트 역시 그와 비슷한 논쟁 속에서 시작되었다. 비디오 아트는 비디오 기술을 사용한 예술 형식이지만, 예술가의 사상, 감정 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지금은 미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면 비디오 아트는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 먼저 비디오 아트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림이나 조각 작품은 내가 감상하고 싶은 시간 동안 감상하면 된다. 그냥 잠시 보고 지나칠 수 있고, 시간을 가지고 오랫동안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비디오 아트에는 상영 시간이 있다. 비디오 아트 작품 앞에는 의자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그 의자에 앉아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라는 의미다. 비디오 아트를 조금 더 이해하고 싶다면 그 의자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을 감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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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는 영상과 소리를 함께 전달할 수 있는 매체다. / ⓒMK스타일



비디오는 영상과 함께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다. 비디오 아트 작품은 주로 독립된 공간에 설치되는데, 그 이유는 작품에서 나오는 영상과 소리에 집중하여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비디오 아티스트는 영상과 함께 소리에 자신의 예술적 의미를 담기도 한다. 영상과 함께 소리에도 귀 기울여 본다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텔레비전을 가까이하고 살지만, 같은 매체를 사용한 비디오 아트는 어렵게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비디오 아트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그것을 음미한다면 의외로 그림이나 조각보다 더 이해하기 쉬운 형태의 미술이다. 열린 마음으로 비디오 아트를 바라보자.



[MK스타일] 글 / 임민영 (아트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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