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책세상] 보수와 진보 “나는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

  • 입력 : 2017.11.08 11: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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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진보냐, 보수냐”라고 물었을 때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직 정치 성향이 뚜렷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애초에 개념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다. 이들을 가리켜 소위 ‘정알못’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정알못(정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된 건 일부러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라기보다는 먹고 사느라 바빠서일 가능성이 높다. 당장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 바빠 정치 이슈에 관심을 가질 여유조차 없는 것이다.

소위 ‘강북 우파’가 보수 성향의 후보에게 많은 표를 던졌을 때 ‘강남 좌파’들은 그들을 손가락질하기도 했다. ‘보수 정권에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 못차렸네’라면서 말이다. 고학력 청년들이 가난한 노인들에게 보내는 시선도 이와 비슷할 때가 많다.

진보는 현재 상황을 바꾸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경향이 있고, 보수는 말 그대로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단순히 생각하면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은 보수를, 현재에 불만족하는 가난한 이들은 진보를 지지해야 하는 게 논리적으로는 맞다.

하지만 사안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일부 가난한 이들은 ‘당장 이 한 몸 건사하기 위해’ 강자 계급을 좇아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나라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하므로 이런 판단에 대해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계급 배반 투표’도 급이 있다. 위에서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강자 계급을 좇겠다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 경우는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기에 함부로 평가절하할 수 없다. 하지만 얻을 수 있는 정치 관련 정보가 적어 ‘남들 따라’ 투표를 하는 경우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정치학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정보 수준이 낮은 유권자(Low information voter)’, 즉 ‘LIV’라고 부른다. 매일을 살아가는(Live) 일에 바쁜 이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이는 개인의 문제보다는 사회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진정 바람직한 선거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선 다양한 정보 경로를 열어주고, 비교해볼 만한 또 다른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언론 역시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함은 물론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정치 이론이 아니라 최소한의 정치 상식이 시급한 시점이다. 정치는 어렵지 않음을 아는 순간 ‘정치 아는 삶’이 시작된다. 소위 ‘요즘 것들’을 위한 최소한의 정치 상식이 필요하다. 나이를 불문하고 정치 모른다고 타박 받는 ‘요즘 것들’이 바뀌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우리는 촛불로 정치를 심판하는 경험을 겪은 세대다. 알고 있으면 바꿀 수 있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이형관, 문현경 (‘내가? 정치를? 왜?’ 저자) / 디자인 :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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