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책세상] 전설이 된 소설 속 실존인물 ‘그리스인 조르바’

  • 입력 : 2017.10.11 16: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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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는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1946년 발표한 이 소설은 작가가 실제 겪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다. 그리고 작품 속의 등장인물 ‘조르바’ 역시 실존했던 인물이다.

도자기를 빚는 녹로를 돌리는데 손가락이 걸리적거리자 단박에 잘라버린 사내. 이곳저곳을 방랑하며 만난 여인들의 음모(陰毛)를 모아 베개를 만들어 베고 자는 괴팍한 사내. 산투르(santur)를 연주하며 세상을 떠도는 ‘낭만’의 사내. 술과 음식과 여인만 있다면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내. 그가 바로 ‘조르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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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오르고스 조르바의 실제 모습. / Nikos Kazantzakis Museum Archieve



카잔차키스는 1917년에 34세를 맞는데, 당시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석탄 연료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카잔차키스는 오다가다 만난 기오르고스 조르바라는 노동자를 고용해 펠로폰네스에서 탄광 개발 사업을 벌이지만, 여섯 달 만에 참담한 실패를 겪고 사업을 작파한다.

그러나 아무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조르바와 지낸 몇 달간의 경험은 나중에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위대한 소설의 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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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판 <그리스인 조르바(1964)>의 표지. / Nikos Kazantzakis Museum Archieve



평생 학교 문턱도 가본 적이 없지만 숱한 여자들을 사랑하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한 야성적이고 호방한 인간의 이야기는, 세월이 더 흐르고 작가가 예순을 훌쩍 넘긴 뒤 비로소 세상에 나왔다. 노벨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르면서.

인간 내면에 깃든 신성과 자유에 매혹된 한 젊은 작가가 피와 땀으로 얼룩진 조르바의 떠돌이 역정(歷程)을 기록한 이 작품은 그리스 문학을 세계적으로 알린 명작으로 꼽힌다. 발표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국내 독자들의 반응도 여전히 뜨겁다. 추천도서에서도 빠지지 않고, 필독서로 꼽는 이들도 많아 ‘조르바’ 이야기가 쉽게 식지는 않을 듯하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장석주 (‘조르바의 인생수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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