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책세상] 나는 왜 지금도 ‘삼국지’를 읽고 있을까

  • 입력 : 2017.10.09 11:04:47   수정 : 2017.10.16 16: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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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소설 삼국지(三國志)는 고전으로 평가되며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학생들의 권장도서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삼국지는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특징과 활약상 등으로 대강의 줄거리는 접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한번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는 삼국지.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추천하는 데는 그만큼 매력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단순한 소설의 스토리를 떠나서 또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장점이 있다.

일본 메이지대학의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고전 속에는 우리가 막연히 사용하고 있는 관용적인 표현의 유래와 의미가 많이 내포되어 있다. 이 때문에 고전을 읽다보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어휘가 훨씬 풍부해진다”고 조언한다.

특히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관용구 중에는 옛날 중국에서 전해진 것들이 상당히 많다. 그 중에서도 ‘삼국지’로부터 유래된 관용 어휘들은 후세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오늘날의 일상 언어 속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한 수많은 고사성어의 배경에 흐르는 생생한 스토리는 ‘삼국지’ 열독의 즐거움을 더욱 키워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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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읽다보면 고사성어도 함께 익히는 즐거움까지 얻을 수 있다. / pixabay



삼국지 속의 예를 들어보면, 유비가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제갈공명을 두 번이나 찾아갔지만 두 번 모두 만나주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도 유비는 포기하지 않았고, 그의 열의에 찬 세 번째 방문에 제갈공명은 감명을 받고 유비의 신하가 된다. 한두 번 거절당한 정도로는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말은 이 일화에서 유래했다.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아내다’라는 말도 등장하는데, 이미 타계한 인물이 아직 현세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또 ‘이 공연 중 백미는 ㅇㅇ야’라고 할 때 백미(白眉)는 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뜻이다. 이 말은 중국 촉나라에 모두 수재인 다섯 형제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맏형 마량의 눈썹에 흰털이 섞여 있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연배가 있는 사람 중에는 놀랄 만큼 중국 역사에 관한 교양을 갖춘 사람이 많다. 따라서 연배가 있는 상대와 접할 기회가 많은 독자라면 ‘삼국지’ 일독을 권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삼국지’는 중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각종 지략과 처세법을 익힐 수도 있다. 여기에 수많은 고사성어와 인간관계에 얽힌 교훈은 세상을 익히는 학습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중국의 역사서가 고전 반열에 올라 오랜 시간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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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무엇을 읽을까 고민할 때 ‘백미’는 역시 고전이 아닐까. / pixabay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사이토 다카시 (‘어휘력이 교양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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