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여행스케치] 바람을 찾아가는 여행 – 거제도와 제주도

  • 입력 : 2017.08.09 11: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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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바람을 품은 ‘거제도 도장포마을’

거제도 남부면에 도장포 마을이 있습니다. 자연미를 넘어서는 인공미를 가진 외도나 해안 절벽이 금강산만큼 아름답다는 해금강으로 갈 수 있는 포구 마을입니다. 마을은 참 조용하고, 태풍이 불어도 큰 너울이 덮치지 않도록 동북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마을 앞에는 커다란 풍차가 덩그렇게 서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바람의 언덕’입니다. 풍차를 세워놓고 바람의 언덕이 된 것인지, 오래 전부터 바람의 언덕이어서 풍차를 세워놓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근래에는 여행객들이 이곳을 ‘바람의 언덕’이라 부르면서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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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도장포 마을의 바람의 언덕. ⓒMK스타일



‘바람의 언덕’을 품고 있는 도장포마을은 해금강을 등지고 있습니다. 남해에서 육지를 향해 달려오던 거대한 너울이나 비바람은 ‘바람의 언덕’ 뒤편에 있는 절벽에 해금강을 만들어놓았습니다. 해금강은 배를 타고 나가서 기암괴석들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고,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디에서 보는 상관없이 해금강은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릴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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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도장포 마을의 전경. ⓒMK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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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머무르는 곳, 거제도 바람의 언덕. ⓒMK스타일



여행객들은 해금강이나 외도를 구경하고,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바람의 언덕’으로 돌아옵니다. 여행객을 더 머무르게 한 것은 남해의 바람입니다.



바람을 팝니다 - ‘제주 신창풍차해안’

제주도는 세가지가 많다고 하여 삼다도(三多島)라 불립니다. 셋 중에 하나는 바람입니다. 15년 전 제주시 애월읍에 풍력발전소가 들어섰을 때, 마음 속으로 ‘드디어 제주도가 바람을 팔기 시작하는구나!’ 하고 취재차 찾아갔습니다. 풍력발전은 매일 일정한 바람이 불어야 하는데 제주는 안성맞춤이라고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천연 에너지를 개발해야 하는 이때,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고 원자력보다 위험성이 훨씬 적은 풍력발전은 듣던 중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발전소에서 유난히 맑은 제주 하늘을 바라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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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신창풍차해안. ⓒMK스타일





바람을 사진에 담다 - 제주 ‘두모악 갤러리’

제주 성산읍 삼달리에 가면 김영갑 두오악 갤러리가 있습니다. 김영갑은 제주에 살다가 49세에 고약한 병마와 싸우다 하늘나라로 간 사진작가입니다. 그를 주목하는 것은 그가 바람을 카메라에 담았다는 사실입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을 김영갑 작가는 카메라에 담아서 사진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파도를 타고 육지로 날아오는 순한 바람, 바닷물을 방파제 위로 밀어 올리는 거칠고 무시무시한 바람, 오름에서 키 큰 풀들을 눕혔다 일으켰다 하는 부지런한 바람,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이끌고 다니는 까마득한 바람, 그리고 꽃잎과 낙엽들을 춤추게 하는 고마운 바람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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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을 사진에 담은 김영갑 작가의 두오막 갤러리. ⓒMK스타일



바람은 비록 사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느 순간 돈이 되고, 생명이 되고, 예술이 됩니다. 여행지에서 바람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MK스타일 주동준 기자 / 도움말 • 사진 : 박상대 (월간 여행스케치 발행인,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 떠나는 여행’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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