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여행스케치] 바다 계곡이 없어도 좋은 휴가 - 북(book)캉스

  • 입력 : 2017.08.07 1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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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가 몰려있는 8월 초, 앞다퉈 바다로 계곡으로 떠나지만 어디를 가도 붐비고 성수기 요금은 아깝기만 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아직 휴가지를 결정하지 못했다면, ‘북캉스’는 어떨까?

북(book)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인 북캉스는 시원한 실내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보내는 여름 휴가이다.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 들어간 시원한 카페나, 더운 공기가 한층 누그러진 여름 밤 테라스에서 책 한 권과 맥주 한 병까지 곁들이면 남부러울 게 없는 바캉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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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과 함께라면 북캉스가 더욱 완벽할 것 같다. ⓒMK스타일



부산의 야경과 함께 주(酒)경야독 – 산복도로 북살롱

부산의 오래된 헌책방 거리 보수동에 있는 ‘산복도로 북살롱’은 중앙계단 꼭대기에 있다. 작지만 튀는 주황색 이층 건물이다. 헌책들이 그득그득 쌓인 서점들을 지나 오른 이곳의 책장은 오히려 비어 있다. 서점보다는 ‘공간’에 욕심을 둔 탓이다.

사람들이 언제라도 편하게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모여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책에서 받았던 인상과 감상을 맥주 한 잔 기울이며 나눌 수 있는 공간. 그야말로 ‘북 살롱’인 셈이다.

여기서는 틈틈이 북 콘서트, 인디밴드 공연, 독서모임 등 작지만 꽉 찬 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긴 여름 밤, 부산의 야경과 맥주, 저자와 책이 어우러진 이 행복한 조합은 바캉스에 너무나도 잘 어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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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피해 독서까지 즐기는 휴가, 북캉스. ⓒMK스타일



시(詩)의 거품 속에 퐁당 – 서울 카페 파스텔 블루

여름은 호흡이 짧아진다. 덥고 습한 공기, 흩어지는 집중력. 그럴 때 무슨 ‘책’이냐 싶겠지만, 단 한 문장만으로도 가슴을 울리는 ‘시(詩)’라면 말이 달라진다. 여기에 짧고 강렬한 시의 세계를 보다 풍성하게 감싸주는 특별한 맥주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카페 파스텔 블루는 조금 특별하다. 카페와 서점이 한 자리에 모여 있지만 ‘위트 앤 시니컬’이라는 시집 전문 서점과 독립서적, 음반, 소품을 파는 ‘프렌테샵’이 한 공간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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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시를 접하지 않았다면 북카페는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MK스타일



시인이 엄선한 시집 서가를 보는 것만큼이나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맥주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쌉싸래함은 적고,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듯 시트러스함이 강한 스페인 맥주 ‘라벨라로라’, 마치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는 듯 달고 청량한 스페인 맥주 ‘이네딧 담’, 강렬한 첫맛을 자랑하지만 탄산은 강하지 않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국민IPA’,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있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 양조한 맥주인 ‘대동강 페일 에일’, 체리와 함께 브루잉되어 체리의 새콤한 맛과 향이 매력적인 덴마크 맥주 ‘서율’ 등 맥주 라인업이 화려하다. 그뿐 아니다. 홍대 인디 음악 레이블 중 하나인 ‘파스텔 뮤직’이 운영하는 카페인지라 공간을 감싸는 음악도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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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맥주를 맛보는 즐거움도 북캉스의 재미다. ⓒMK스타일



놓쳐서는 안 될 한 가지 팁! 책장 한 켠의 토토로가 보인다면 날짜를 꼭 확인할 것. 만년달력의 날짜를 오늘 날짜로 맞춰놓으면 시집 구매 시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루에 단 한 사람만 받을 수 있는 할인인 만큼 놓치지 말자.



가장 전주다운 책과 맥주- 전주 북스포즈

북스포즈의 문을 열자마자 마주하는 책장은 서점에서 가장 공들이고, 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가장 ‘전주다운’ 서점을 위해 전주가 배경이 되거나, 전주 출신의 작가들 책을 모아놓은 서가가 눈에 띈다. 전주를 사랑했던 작가 양귀자의 <모순>부터 한옥마을 이외의 전주를 보여주는 <전주편애> 등 자연스레 책을 펼치게 한다.

그 옆 칸은 더 독특하다. 어떤 책인지 알 수 없게 종이봉투로 감싸진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종이봉투에는 책에서 발췌한 문장과 간단한 서평이 적혀 있다. 일명 Blind Pause.

우연히 만난 책이 주는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것으로, 북스포즈 디렉터가 직접 책을 읽고 인상 깊었던 문장과 그 책에 대한 서평을 봉투에 적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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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문장과 서평만으로 고르는 책은 기대감과 설렘을 가져다 준다. ⓒMK스타일



이 특별한 서점은 맥주도 특별하다. 책뿐 아니라 좀 더 전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를 선보이기 위해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시’의 맥주를 공수해온다. 전주 수제맥주 ‘시’는 전주에서 자란 보리로 제조한 수제 맥주로, 흑맥주의 쌉싸래한 맛은 있지만 무겁지 않은 깔끔함이 특징이다. 전국에서 이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시’와 ‘북스포즈’ 단 둘 뿐. 가장 전주다운 서점에서 우연한 책과의 만남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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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맥주 ‘시’. ⓒMK스타일





[MK스타일 주동준 기자 / 도움말 • 사진 : 월간 여행스케치 김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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