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치유의 장소 -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 입력 : 2017.07.07 15: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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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의 산자락에 있는 힐리언스 선마을에 가까워지는 순간부터 함께 살아오던 것들을 하나씩 둘씩 버려야 한다. 휴대폰이 신호를 잡지 못하는 것을 시작으로 차로 이동하는 편리함과 시원한 냉장고, 에어컨들과도 잠시 안녕을 해야 하는 곳. 이곳은 문명의 이기로부터 벗어나는 자유를 즐기는 힐링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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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과 과학에 입각한 건강교육을 통해 행복하게 늙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힐리언스 선마을. ⓒMK스타일



힐리언스 선마을(이하 ‘선마을’)을 찾을 때는 꼭 필요한 물품만 가볍게 챙기는 것이 좋다. 주차장에 몸을 내린 이후로는 오로지 나의 두 다리로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 산자락의 지형을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마을을 조성해, 길은 대부분 비탈길이고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기엔 결코 만만치가 않다.



-선마을은 심심합니다?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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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마을에서는 마음을 내려놓고 자유로이 힐링을 즐기면 된다. ⓒMK스타일



가을동에 있는 웰컴센터에서 선마을 생활은 시작된다. 예약한 숙소의 키와 프로그램 일정표를 받고 주의사항을 듣고 나면 해야 할 일은 끝. 숙소에 짐을 부리고 준비된 생활한복으로 갈아입으면, 이제 선마을에서 즐기는 일만 남는다.

선마을에서 보내는 시간은 대부분 자율에 맡겨진다.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프로그램 일정표가 있지만, 시간대 별로 마련된 수업에 반드시 참여할 강제성은 없다. 일상에서 늘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강박증에 쫓기는 현대인들을 위해 이곳에 머무는 짧은 순간만이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일정표에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으면 가는 것이고, 내키지 않으면 다른 일들을 즐기면 된다.

선마을 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선마을은 심심합니다’라고 말하는 소개 문구가 어색할 정도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먼저 건물들을 살펴보면 크게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의 사계절 이름이 붙은 4개의 동이 있다. 각 동에는 강의를 진행하거나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서가와 나무 등의 자연 소재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방, 물소리를 듣거나 허브향을 맡으며 가볍게 거닐 수 있는 정원 등 자유로운 휴식을 위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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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건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늑함을 주며 종자산에서 산책을 하면 피톤치드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MK스타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으면 가을동 3층 카페로 간다. 마냥 게을러지고 싶게 만들어주는 편안한 소파들이 준비되어 있다. 마을을 둘러싼 종자산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것도 휴식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좀 더 건강한(?) ‘멍 때리기’ 방법으로는 여름동에 준비된 자연세유 스파로 가거나 바로 옆 치유동에 있는 황토찜질방을 찾아가면 된다. 황토찜질방은 은근한 땀을 흘리며 몸 속의 독소를 빼기 아주 적격이고, 목욕탕을 겸한 자연세유 스파에 마련된 탄산탕과 암반찜질실에서 몸을 씻으며 사우나 힐링을 즐겨도 좋다.

보다 활동적인 힐링이 구미에 맞는 사람들은 종자산 자락에 조성되어 있는 트레킹을 즐기면 된다. 20~30분 정도의 짧은 코스부터 1시간 30분~2시간 가량 잡아야 하는 긴 코스까지 다양하다. 숲길 입구만 찾아가면 코스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있으니 달리 지도를 챙길 것도 없다. 걱정거리는 훌훌 털어버리고 빈손으로 숲의 공기와 자연의 소리를 마음껏 즐기면 된다. 트레킹 후에는 곧장 스파를 찾아가 몸을 씻어낼 수 있으니 땀 흘린 몸이 찝찝할 걱정도 어딘가에 버려두자.



-‘소식다동(少食多動)’으로 건강해지는 식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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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채움식당이 있는 봄동 앞의 전경. ⓒMK스타일



선마을에서 유일하게 시간 지켜주기를 원하는 것은 식사시간이다. 1박 2일 쉼 스테이를 즐기는 동안 세 끼니의 식사를 하게 되는데, 오후 6시 저녁식사를 시작으로 다음날 오전 8시 아침식사와 정오(12시)의 점심식사다.

힐리언스가 내세우는 올바른 식습관의 기본은 먼저 ‘소식다동.’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현대인들의 생활상을 뒤집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건강에 주효한다는 뜻이다. 아마도 선마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이 이 소식다동의 원칙인데, 평소의 먹는 습관은 하루 이틀 다르게 한다고 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봄동 비채식당(비움ㆍ채움식당)에서 마련되는 식사는 기본 뷔페식이다. 선마을 쉐프들이 엄선하여 구입한 재료들로 영양적 균형이 잡힌 메뉴를 준비한다. 식사를 하기에 앞서 미리 접시에 담아 놓은 ‘오늘의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반드시 그 접시의 양을 지킬 필요는 없다. 적게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당장 실천하는 일은 어렵기도 하고, 오히려 스트레스의 요인이 될 테니.

단, 각 접시에 적어놓을 정도로 선마을이 당부하는 식습관은 지켜보자. ‘천천히 꼭꼭 30분’, ‘후식먼저 거꾸로 식사법’, ‘국물보단 건더기’ 세 가지다. 식사를 천천히 하는 것은 원활한 소화에 도움을 주고, 식사를 하는 도중 국물(물)을 많이 섭취하면 소화에 부담이 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 후식을 먼저 먹으라는 당부는 당도 높은 과일을 먼저 섭취함으로써 포만감을 느끼게 해 식사량을 적당한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이유에서다. 바쁜 일상에 쫓겨 10분의 식사시간도 긴 현대인들, 국이 있어야 밥이 넘어가는 한국인의 식습관에는 좀처럼 완수하기 쉽지 않은 미션이다.

이를 돕고자 각 식탁마다 모래시계가 놓여 있다. 모래가 모두 내려오는 시간은 정확히 30분. 단숨에 식사시간을 늦추기는 어렵겠지만, 1박 2일의 세 끼 식사에서만이라도 체험하여 일상에 돌아가서도 노력해 보기를 바라는 선마을의 장치다. 선마을의 식사는 조미료가 전혀 없는 무염분 식단이므로 재료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천천히 꼭꼭 씹어야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며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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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마을에서는 ‘소식다동’, ‘천천히 꼭꼭 30분’ 등의 식습관을 권장한다. ⓒMK스타일



일반적인 선마을 체크인 시각은 오후 2시. 다음날 오전 11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점심식사까지 마친 후 나간다고 하면 1박 2일의 쉼 스테이는 24시간을 채우기도 빠듯하다. ‘1일’의 시간 동안 즐긴 자유로운 힐링을 일상에서 이어나가기엔 현실과 괴리감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DNA는 자연적인 치유를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선마을의 방식은 현대인들에게 자유롭게 힐링을 즐기는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고, 앞으로의 삶에서 조금씩 실천해 나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웰에이징 시대를 열기 위해서.



-“현대인들의 4대 습관을 바꾸어 건강한 대한민국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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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숙 힐리언스 선마을 고문. ⓒMK스타일



“힐리언스 선마을이 생긴 이래 나이 드신 분들이 요양하는 곳으로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사회적 책임감도 있고 치유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을 보면 보람도 있었죠. 그러나 선마을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느끼고 행복해져 가는 과정을 돕겠다는 이념으로, 이 시대의 직장인, 그리고 아이들까지도 힐링을 즐길 수 있도록 계속 변화해가고 있습니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웰니스 관광 25선 선정과 한국관광 품질인증제 시범 인증업소 지정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관광객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관광정보를 주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사업인 만큼, 선마을이 관광적으로도 알차게 구성되었다는 반증이다. 그 요인은 아이들 체험을 위한 동물마당 조성, 한 달에 두 번(2,4째주 주말) 홍천의 아트 상품과 건강 먹거리 등을 만날 수 있는 ‘쑾마켓’ 진행 등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해온 노력 덕분일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띄우는 힐리언스 선마을 초대장은 ‘깊은 숲에서 만나는 더 깊은 나’를 명시하고 있다. 휴대폰, 텔레비전에 시선과 청각을 빼앗기는 삶을 벗어나,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듣고 흔들리는 꽃잎에 눈길을 주는 것에서부터 치유를 위한 작은 변화는 시작된다는 말이다. 홍지숙 힐리언스 선마을 고문은 “일분 일초를 다투던 일상을 떠나 내 몸을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에 맞추면, 어느새 소박한 자연의 모습과 재회할 수 있다”고 말한다.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이신 이시형 박사님이 이곳을 통해 전파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4대 습관을 바꾸는 것이에요. 식습관, 마음습관, 운동습관, 생활리듬습관 등 네 가지 습관을 변화시켜야 건강하고 행복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이미 살아오면서 익을 대로 익어버린 습관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선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당장 습관을 바꾸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선마을의 시간을 체험하며 힐링의 과학을 깨닫고 비울 것은 비운 뒤 나를 회복시키는 힘을 채워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곳에 잠시 잠깐이라도 머물며 우리가 얘기하는 것들에 대해 느끼고 가길 바랍니다. 피부로 태양을 느끼고 코로는 자연의 향을 맡고,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혀로 담백한 식사를 즐기는 것. 웰에이징 힐링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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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동 옥상의 허브정원. 홍지숙 힐리언스 선마을 고문은 ‘선마을에 머무는 동안 자연의 향을 맡으며 웰에이징 힐링을 느끼고 가길 바란다’ 고 이야기한다. ⓒ MK스타일



사람답게 사는 것이 웰빙이라면 사람답게 늙어가는 것이 웰에이징이다. 지금 순간의 힐링과 함께 미래의 치유까지 내다보고 있는 선마을이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꼭 한 번쯤은 찾아봐야 할 곳인 이유다. 이쯤에서 이시형 박사가 말하는 “이 세상 어딘가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정녕 큰 에너지가 되지 않습니까?”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내가 원하기만 하면 느린 시간 속에 흘러가는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곳, 힐리언스 선마을의 존재가치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힐링 사이언스(Healing Science)를 줄인 힐리언스라는 단어로,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힐링과 과학에 입각한 건강 교육을 통해 웰에이징(well-aging) 라이프를 체험하는 곳이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웰니스관광 25선에 포함되어 있다. <주소 : 강원 홍천군 서면 종자산길 122>



[MK스타일 주동준 기자 / 도움말 • 사진 : 월간 여행스케치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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